‘덕혜옹주’를 읽고
성지재단 2기 김찬희
책을 선택해 보내달라는 재단의 문자를 받고나서 나는 주저없이 바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이 매우 재밌다는 평을 많이 들었고 나 또한 이전과 달리 역사소설에 좀 더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역사를 딱딱하게 배우는 것이 아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보고 또 한사람의 인생에 관한 소설을 통해 그 안에 있는 역사적 팩트들을 알아보고 싶었다. 정말 정확한 팩트들을 알려면 역사책을 선택했어야 했겠지만 나는 그보다 좀 더 흥미를 느끼면서 책을 읽고 싶어서 소설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일제 강점기 시대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덕혜옹주의 이야기인 만큼 그 당시 황실의 상황, 일제로부터 겪은 수모들을 느낄 수 있었다. 황녀로 태어났으나 황녀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그녀. 대한제국의 것만을 배워도 모자랄 판에 일본의 유치원에 들어가 일본 동요를 배우고 일본의 것을 배우고 자랐으나 그 정신만은 대한제국에 깊게 뿌리 박혀 있음을 보면서 얼마나 그녀가 강인한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고종황제께서 승하하시고 난 후, 또 그것이 일본의 짓이라는 것이 암암리에 돌아다니는 그때에도 그녀는 결국 다시 일어섰다. 정말 좋은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그녀는 올바른 통치자로서 나라에 큰 힘을 기여했을 것이란 것을 그녀의 모습, 행동만 보아도 느낄 수 있었다.
고종황제께서 승하하신 후, 그녀는 유학이라는 핑계로 일본에 끌려가게 된다. 일본에서는 당연히 황녀의 취급을 해주지 않고 그녀를 일본화 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하게 된다. 하지만 덕혜옹주는 그런 것에 넘어갈 사람이 전혀 아님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일본 것을 배우더라도 정신은 뼛속까지 조선을 기억하고 느끼고 있었다. 일본인과 결혼해야 했을 때에도 기모노를 입지 않고 자신의 방 안에는 조선의 것들로 가득 채우며 자신의 딸 정혜에게는 조선의 예법을 가르쳤다. 정말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녀가 일본에 굴복하지 않고 조선을 지키려고 노력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이 조선의 것을 지키는 데에 엄청난 어려움이 있었고, 여러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특히 자신의 딸 정혜가 조선이 싫다며 엄마나 조선으로 돌아 가버리라고 했을 때는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을까. 게다가 그녀는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정신병원에 15년 동안 감금을 당해야 했었다. 그 사이에 정혜는 자살을 하고 남편이란 사람은 병원에 찾아오지도 않았다. 정말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이 책을 전부 다 읽고 나서 우리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생활에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역사라는 것이 그저 사건의 단편적인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이 다 합쳐져서 완성되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게 된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