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전 수현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채울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은 욕망, 또는 누군가를 밀어내고 싶은 욕망 혹은, 누군가를 저주하고 싶은 욕망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사람들의 갈망을 채워주듯 달콤한 냄새로 사람들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들에게 묻는다. 자신을 향해 손 내미는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그 어떤 것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어렸을 때 한번쯤은 상상하게 되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마법사. 이 책은 주인공의, 우연한 타이밍에 생애 다시는 없을 만남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새 엄마인 배 선생과 그의 딸 그리고 자신의 친 아빠와 함께 살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은 집에서 성폭행 누명을 쓰고 도망쳐 나오게 되는데...
배 선생이 집에 왔을 당시 주인공은 열 살, 현실과 동화를 구분할 수 있는 적절한 나이. 그는 이미 여섯 살 때 청량리역 인파 속에서 동화를 잃게 되고, 단지 주머니 속에 몇 개의 동전과 빵, 휴대용 휴지만으로 현실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의 재혼으로 인해 새 엄마와 함께 살게 되는데 배 선생의 걱정과는 다르게 엄마의 빈자리를 안타까워 한 적도 없고 반항이나 시위를 할 만큼 아버지와의 사이가 돈독하지도 않은 그는 형식적인 사이로만 지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배 선생의 요구사항에는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무언가가 바탕에 깔려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은 말을 더듬는 일종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역시 자연스레 상담과 같은 절차가 이루어지고 학교 기록에도 정신 치료가 요망되는 아이로 남게 되었다.
자신의 가정사를 남들에게 말할 수 없었던 그가 가장 두렵고 불편했던 것은 대 놓고 욕을 하는 것이 아닌 지능적으로 피를 말리는 배 선생이었다, 그래서 언제가 됐든 떠나기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던 그의 계산이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세탁기에서 발견된 배 선생의 어린 딸 무희의 속옷에 핏자국으로 인해 배 선생은 무희를 추궁하게 되고 대답을 받았는지 무희가 다니는 영어 학원으로 달려가 영어 강사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된다. 결국 법정 싸움까지 가게 되는 상황에서 무희의 진술이 바뀌게 된다. 그로 인해 배 선생은 무희를 두들겨 패면서까지 무희를 다시 추궁하게 되고 무희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그 범인으로 주인공을 지목하게 된다. 순간적으로 날아온 배 선생의 손바닥과 폭력으로 집을 뛰쳐나오게 된다. 배 선생과의 식사를 대신해 항상 밥을 빵으로 때우던 빵이라면 지긋지긋 할 정도로 싫어하는 주인공은 그토록 싫어하던 집 앞 빵집에 달려 들어가 몸을 숨겨 달라고 한다. 위저드 베이커리 빵집... 전에도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저번에 주인공의 빵의 성분에 대한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펼쳐 놓았던 주인장은 그를 오븐 속으로 인도한다. 급한 마음에 들어간 오븐 속에서 주인공은 눈앞의 펼쳐진 뜻밖의 상황에 놀라게 된다. 오븐 속으로 들어가자 상당한 크기의 방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온갖 신기하고 생애 처음 보는 것들이 펼쳐져있었다. 그 안에는 평소에 자주 보던 파랑 색 옷에 주황색 앞치마를 매고 있던 이 빵집의 점원과 닮은 모양의 배가 주황색인 파랑새도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이 빵집의 주인에게 다소 미안했던 주인공은 주인장의 위저드 베이커리 홈페이지 관리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 홈페이지 속에는 온갖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환심을 살만한 많은 종류의 빵과 쿠키로 이루어져 주문이 폭주하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곳에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된다는 주인장의 말에 차가워만 보이던 주인장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홈페이지 속에는 다소 신중히 사용해야 하는 빵들이 많았는데 그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피해를 보고 다급해져 빵집을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중에 상대가 어떤 일을 하던 실수를 하게 된다는 악마의 시나몬 쿠키를 사용한 한 여학생은 빵집으로 찾아와 주인장에게 애원하듯이 부탁했다. 그 악마의 시나몬 쿠키의 대상자가 되었던 여학생의 같은 반 친구가 그 쿠키로 인해 있었던 일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인장은 날카롭고 단호하게 여학생을 상대했고 쫓아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낮에는 사람 밤에는 새가되는 이 빵집의 점원은 여학생의 말대로 경찰의 개입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주인장은 파랑새 소녀에게 한두 번 겪어보냐는 듯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말을 더듬는 주인공은 그저 이 상황을 지켜볼 수 밖 에 없었다. 주인공은 엄마의 자살 모습을 본 뒤로 그 충격에 말을 더듬게 되었다. 여섯 살 무렵 엄마의 손에 이끌려 지하철역에 버려졌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집을 찾아오게 되고 얼마 뒤 엄마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그 뒤로 배 선생과의 만남이 시작 된 것 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학생의 인터넷 항의 글이 논란이 되어 위저드 베이커리는 경찰의 간섭을 받게 되었다. 이제 곧 가게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을 감지한 주인장은 그에게 이제 최대한 빨리 마음을 정리해 이곳을 떠나라고 말했다. 위저드 베이커리 홈페이지에서도 마지막 주문장들을 인쇄한 후 홈페이지 문을 닫았다.
주인공 역시 마음을 점차 정리 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인공은 주문서를 정리 하던 중 뜻밖의 주문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배 선생의 저주를 내리는 부두인형 주문 이었다. 그 상대는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주문서에 적힌 인형을 만드는 데 필요한 특징만으로도 알아차렸다. 주인공과 같이 이 사실을 깨닫게 된 주인장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 부두인형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떠나기로 결정한 주인공은 자신과 같은 형상의 부두인형을 배 선생에게 직접 전해주기로 마음먹고 들고 나가려는데 경찰이 들어오게 되고 주인장은 시간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달려 나가는 그에게 무엇인가를 던져주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을 되돌리는 타임리와인더 쿠키였다. 이것을 사용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그 돌린 시간만큼의 힘이 작용해야 함으로 더 없이 큰 힘이 필요한 것이었다. 그래서 홈페이지에도 항상 준비 중 이라고만 내세웠는데 그 것을 받은 그는 주인장이 자기 자신에게 큰 영향이 있을 것을 무릎쓰고 자신에게 이 쿠키를 주었다는 사실에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집으로 향하던 중 어느 시점으로 돌아갈 것 인지 고민하던 주인공은 고작 오늘을 모면하는 데에 쓰기에는 손안에 쥔 힘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깨닫고 일단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이 시간에 집으로 향했다. 주인공은 열쇠를 꺼내들어 집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집에 들어서자 작고 절망적인 불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근원지가 안방임을 알고 갔는데 누군가가 무희의 옷 속으로 손을 넣고 있었다.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에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목에 막혀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그 남자의 고개가 자신 쪽으로 향했다. 여기서 주인공은 생각지도 못한 혼란에 가득 찬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그 순간 뒤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배 선생이었다. 손에 집히는 물건을 마구잡이로 아버지에게 던져대는 배 선생을 말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배 선생의 눈길이 자신에게로 향했고 그 순간 부자가 작정하고 자신의 딸을 건드렸다는 시나리오가 눈앞에 쓰여 졌다. 바로 이 순간이었다. 시간을 되돌려야 할 때는...
여기서 이 책의 이야기는 Y의 경우와 N의 경우로 나뉘게 된다. 먼저, Y의 경우는 다시 재혼하기 전으로 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로 돌아가 주인공이 좋지 않은 예감을 느끼고 아버지의 재혼을 반대하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는 성폭행 혐의를 받고 교도소에 들어가는 장면은 다름이 없었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우연히 버스 정류장 맞은편에 있는 빵집 앞에서 마당을 쓸고 있는 한 소녀가 자신을 보고 웃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자기도 모르게 왠지 모를 눈물을 흘리게 된다. N의 경우는 한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데 어떤 여자 손님의 자신에게 명함을 내밀며 관심이 있으니 만나자는 제안에 거절하고 나중에 그 여자 손님이 건넨 빵을 받아들고 주방으로 들어와 아무생각 없이 빵 봉지를 돌렸는데 익숙한 글체의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빵집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간다,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누어진 결말은 모두 의미 있는 결말이었다. 특히 마지막 구절도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어쩌면 올 수도 있는 미래를 향해 달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느끼고 생각했던 것은, 모든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따른다. 책의 중간 중간에 계속 나온 자신의 욕구를 참지 못하고 마법이 걸린 빵을 다른 사람에게 이용한 후에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다시 되돌려달라고 해결해달라고 찾아오는 손님들의 내용에서 특히 더 그랬다. 이렇게 이 책은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한 그리고 그 대가에 대한 판타지 소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내용 인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용하고 싶은 마법의 빵의 종류도 상상해보고 했지만, 그것에 대한 나에게 돌아올 것도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무서운 상상이었다.